아닐텐데

카르켓: 잘 하고 있길 바라.

카르켓: 알겠어, 얼마 안 걸려.
카르켓: 엄...
카르켓: 흐음
카르켓: 잠깐만. 지금 나 그냥 우주에다 대고 내 자신한테나 연설하라는 말 들은 거 맞지???
카르켓: 이런 씨발.
카르켓: 됐다, 뭐 그렇다 치고.
카르켓: 스트라이더의 그 참아주기 힘든 혼잣말은 따라하기 싫은데.
카르켓: 걘 도대체 누구한테 얘기한다고 생각하는 거야??
카르켓: 다른 방에서 "야, 우리한테 얘기하는 거야? 씨발 뭐라는 건지 안 들린다고!" 라고 소리친 것만 몇 번인지.
카르켓: 세상에,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짓이 그거잖아.
카르켓: 씨발!
카르켓: 걔가 내가 이런 말 하는 걸 못 들어서 진짜 다행이다. 이건 할 짓이 못 돼.
카르켓: 지금은 뭐 하고 있으려나, 싸우고 있겠지...
카르켓: 잠깐만, 걔 누구랑 싸운댔더라?
카르켓: 미친 잭 50명 중 하나겠지?
카르켓: 잊어버렸어. 넘어져서 전사로서 내 운명을 따르기로 했을 때, 머리통을 생각보다 더 세게 부딪힌 것 같다.
카르켓: 우와, "전사로서 내 운명을 따른다"니 이것도 데이브가 내가 이런 말 하는 거 못 들어서 다행인데. 씨발 주여!
카르켓: 아오 여튼
카르켓: 지금 걔가 누구랑 싸우고 있든 간에...

카르켓: 최고야.
카르켓: 이거 진짜 잘 될 거다.
카르켓: 좋아, 무기는 뭘 쓰지? 내 낫 괜찮으려나?
카르켓: 잠깐만, 이게 왜 내 손에 있어???
미나: 여기 꿈방울이잖아 그러니까 원하면 뭐든지 나오겠지 뭐
카르켓: 어...
카르켓: 원래 이런 거야?! 그러니까, 이 꿈방울인지 뭔지 여기서 통하는 *법칙* 같은 거??
미나: 그딴 거 물어볼 때가 아닐걸
미나: 지금 이걸 타고 싸우러 가야 될 판인데 네 유령 낫이 어디서 났는지 같은 거 누가 신경쓴다고 그러냐
카르켓: 그래, 맞는 말이야.
카르켓: 사소한 데 매달리지 말고, 이 운명적인 날에 해야 할 감동적인 연설 내용에 관해 생각해 봐야겠어.
미나: 뭐라는거야 또
미나: 연설?
카르켓: 그래. 그거 괜찮지???
미나: 씨발 아니
미나: 연설 내가 했고 존나 개쩔었다고
미나: 다들 졸라 감동받았고
미나: 아님 겁먹었든가
미나: 그게 그거지
카르켓: 아
카르켓: ...
카르켓: 그래도 내가 하나 하면 안 되냐?
미나: 그러면
미나: 여기서 조용히만 하면 될 거 같은데
카르켓: 내 사전에 조용히란 없다
미나: 그럼 좀만 더 멀리 가서 해
미나: 봐 지금 내가 하는 것처럼
미나: 근데 이 방향 말고 반대쪽으로
미나: 이따 보자 빽빽아 난 이끌어야 될 군대가 있어서
미나: 혼자 기운 내려는 중얼거리기든 뭐든 하여튼 끝내고 힘 좀 나면 돌아와
미나: 난 간다

카르켓: 그럼 여기가 정말, 그래.
카르켓: 여기서 모든 게 드디어 끝날 거라고?
미나: ㅇㅇ
카르켓: 그럼 아마 내가 여기 도착한 것도 운명일 텐데... 그런데 이렇게 되다니.
카르켓: 어디 걸려 넘어져서, 머리를 부딪혔거나 그랬겠지?
카르켓: 아마 내 잠재의식 같은 게 날 넘어뜨렸겠지, 그러니까 내 운명대로 되기 위해선, 내 안의 어떤 부분이 내가 당장 잠들어야 한다는 걸 *알았던* 것처럼.
카르켓: 에키드나가 내내 원했던 게 이거 같아!
미나: 어 그렇겠지 당연히
카르켓: 좋아.
카르켓: 할게.
카르켓: 너네 군대에 나도 들어갈래!
미나: 오키 좋아
미나: 그럼 줄 서 빽빽이
카르켓: 잠깐, 뭐?
미나: 뭐라니 뭐라는 거야
카르켓: 지금, 나보고...
카르켓: 쟤네들 사이에 쑤셔넣어져 있으라고?
카르켓: 저 많은 죽은 에리단들이랑, 네페타들, 그리고 씨발같은 헬멧 쓰고 있는 솔럭스의 병신 버전들이랑...
카르켓: 루저에 실패하고 망한 버전 내 자신들 사이에???
미나: 그래
미나: 애초에 그 얘기였어
미나: 그게 "군대에 들어간다는 것"의 의미 아니겠냐
카르켓: 아 좀.
카르켓: 방금 네 입으로 내가 그냥 그렇고 그런 유령은 아니라고 했잖아.
카르켓: 아무리 그래도 내가 저기서 왠지는 모르겠지만 별 씨발 뻔뻔하게 메이드 옷 같은 거 입고 있는 망한 에퀴어스 #45832보다는 *조금이라도* 더 중요한 취급 받을 순 없는 거야?!
미나: 그럼 문어쩔^[각주:1] 건데
카르켓: 뭘 문어째?!
미나: 그럼 어쩔 거냐고
카르켓: 아.
카르켓: 모르겠긴 한데, 적어도 내가...
카르켓: 맨 앞에 서면 안 돼?
카르켓: 공격할 때 맨 앞에 있는 사람 할래. 괜찮지?
미나: 그래 당연하지

미나: 아 잠만

미나: 너 이거 카르켓 유령 아니잖아

미나: 살아 있네 너

미나: 꿈이나 뭐 그런 거 꾸고 있구만

카르켓: 어, 그래.

카르켓: 적어도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, 난 살아 있어.

미나: 그래 그렇지

미나: 나도 그 정도는 구분해

미나: 누가 살았고 누가 아닌지 정도는

미나: 진짜 빽빽이 맞구나 너

미나: 야!!!

카르켓: 안녕

카르켓: 그러니까 네가...

카르켓: 저기 씨발 네 이름이 뭐였다고?

카르켓: 여제의 양아치 버전이었지, 맞다

카르켓: 그러니까 너, 나쁜 놈 아니었어? 아님 뭔 별 미친 안티히어로 짓이라도 하고 있는 거 아냐.

미나: 아니 바보냐 난 좋은 놈이야

미나: 내가 이 유령 군대 이끌고 있거든

미나: 우리가 잉글리쉬 경을 죽일 거고

카르켓: 아, *그게* 지금 이 모든 유령들 가지고 하겠다는 거였구나.

카르켓: 와, 그거 참 존나 용기있는 행동이다.

미나: 글치 아

미나: 야 우리 이 얘기 했었잖아

미나: 기억 안 나냐

카르켓: 우리가?

미나: 그래 내가 이 계획 통째로 얘기해 줬었어

미나: 내가 군대를 모아서 덩치 큰 놈 잡겠다고

미나: 요샌 좀 옆길로 새긴 했는데

미나: 여자 문제 ㅉ 그런 걸로

미나: 뭔지 너도 알지

카르켓: 글쎄다.

미나: 하여튼 드디어 성공은 했어

미나: 애들이 좀 도와줘서 군대 만들었고 그게 얘네야

미나: 그리고 내 기억으론 내가 너한테 이 얘기 하니까 네가 너도 끼고 싶다고 했는데

미나: 진짜로 오진 않더라 너 >38(

카르켓: 허.

카르켓: 미안한데, 뭔 소린지 모르겠다.

카르켓: 나한테 그 얘기 한 거 맞아?

카르켓: 아마 그 빨간 스웨터 입은 걔한테 한 말이었겠지.

미나: 씨발 걔 아니라고

미나: 확실히 너였단 말이야!

미나: 아님 너의 다른 버전이었겠지 뭐

미나: 하여튼 그건 됐고 지금 넌 여기 있잖아

미나: 긍까 어쩔래 너도 와서 싸울 거냐 38D

카르켓: 나도...

카르켓: 아마?

카르켓: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.

카르켓: 카나야랑 얘기하고 있었는데, 그 다음엔...

카르켓: 제기랄, 아무 생각도 안 나는데.

카르켓: 그러니까 싸울 준비하는 것에 관해서 얘기하고 있었던 거 같아.

카르켓: 그래... 젠장. 일단 일어나서 내 친구들을 도와줘야 되는데!

카르켓: 어떡하면 깨어날 수 있는지 알아?

미나: 모르지 나야

카르켓: 씨발.

미나: 그래도 적어도 너는 여기 있고 형체 있는 꿈 자아 비슷한 상태니까

미나: 진심으로 도와줄 수 있을 거 아냐

미나: 어쨌든 제일 중요한 일이 벌어지는 건 여기고

미나: 주변에 남은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되는 일이라고

미나: 잉글리쉬를 영원히 치워버려야 돼

미나: 다들 걔가 "무적이라고" 하더라도

미나: 이번엔 느낌이 괜찮아

미나: 이번엔 진짜 제대로 될 것 같다니까

미나: 야! 거기!

미나: 포크로 확 찍어 버리기 전에 일로 돌아와!

카르켓: 뭐?

미나: 들릴 거 아냐!

미나: 내가 거기까지 가야겠냐

미나: 염병할 내가 가야겠냐고 임마

미나: 유령 군단이라니 메기 떼 이끄는 게 존나 훨씬 편하겠네